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서 단발머리는 캐릭터의 성격과 서사적 위치를 암시하는 중요한 시각적 장치로 쓰여왔어요. 대표적인 단발머리 캐릭터들과 함께, 이 헤어스타일이 갖는 클리셰와 그 클리셰를 깬 사례까지 살펴봐요.
대표적인 단발머리 캐릭터들
단발머리를 한 캐릭터는 여러 작품에서 폭넓게 등장해요. ‘4월은 너의 거짓말’의 사와베 츠바키, ‘5등분의 신부’의 나카노 이치카와 나카노 요츠바, ‘강철의 연금술사(2003)’의 라이라, ‘개구리 중사 케로로’의 니시자와 모모카 등이 대표적으로 꼽혀요.
이 외에도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에는 여러 단발머리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시리즈가 오래 이어진 만큼 세대별로 다양한 단발머리 캐릭터가 존재해요.
단발머리와 하렘물 클리셰
흥미로운 점은 여성 캐릭터 중 단발머리를 한 캐릭터들이 하렘 러브 코미디 장르에서 ‘패배 히로인’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점이에요. 긴 머리나 트윈테일 같은 헤어스타일을 가진 캐릭터가 최종 커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반면, 단발머리 캐릭터는 상대적으로 주인공과 맺어지지 않는 서브 히로인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었다는 거예요.
이런 경향은 하나의 절대적인 법칙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여러 작품에서 반복되면서 팬들 사이에서 하나의 클리셰로 언급될 만큼 자리 잡았어요.
5등분의 신부, 클리셰를 깬 나카노 요츠바
이런 클리셰를 정면으로 깬 대표 사례가 ‘5등분의 신부’의 나카노 요츠바예요. 다섯 쌍둥이 자매 중 한 명인 요츠바는 단발머리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최종 히로인, 즉 ‘진 히로인’으로 결말을 맞이했어요.
같은 작품에 등장하는 나카노 이치카 역시 단발머리 캐릭터인데, 이치카와 요츠바 두 사람의 서사가 다르게 흘러간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에요. 이는 단발머리라는 헤어스타일 하나로 캐릭터의 결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자주 언급돼요.
단발머리가 주는 캐릭터 이미지
단발머리는 활동적이고 발랄한 이미지를 주는 동시에, 단정하고 야무진 성격을 표현하는 데도 자주 활용돼요. 긴 머리 캐릭터가 여성스럽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에요.
이 때문에 작가나 캐릭터 디자이너들은 헤어스타일 하나로도 캐릭터의 성격이나 작품 내 역할을 암시하는 장치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단발머리 캐릭터가 많은 작품일수록, 캐릭터 간 개성을 구분하는 시각적 요소로 헤어스타일이 적극 활용됐다고 볼 수 있어요.
단발머리 캐릭터는 하렘물에서 패배 히로인이라는 클리셰로 자주 소비돼왔지만, ‘5등분의 신부’의 나카노 요츠바처럼 이 공식을 뒤집은 사례도 있어요. 헤어스타일 하나가 캐릭터의 서사와 이미지를 예측하는 힌트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이 클리셰의 흥미로운 지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