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는 논밭의 곡식을 쪼아 먹는 새를 쫓으려고 사람 모양으로 만들어 세워두는 인형이에요. 가을 체험 행사나 학교 과제, 주말농장에서 아이와 함께 만들기 좋은 주제라서 해마다 이맘때면 찾는 분이 많아요.
만드는 과정은 뼈대 세우기, 몸통 채우기, 옷 입히기, 얼굴 만들기, 땅에 고정하기 순서예요. 집에 있는 재료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으니 차례대로 따라가 보세요.
준비할 재료와 도구
허수아비의 크기는 어디에 세우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텃밭이라면 키 150~180cm 정도가 적당하고, 학교 과제나 실내 장식용이라면 50cm 안팎의 작은 크기로 만들어도 돼요. 아래 재료를 기본으로 준비하세요.
- 뼈대용 막대 2개: 세로 기둥은 길게, 가로 팔은 어깨너비의 두 배 정도로 잘라요. 대나무, 각목, 굵은 나뭇가지 모두 쓸 수 있어요.
- 몸통 채움재: 짚이 전통적이지만 구하기 어려우면 신문지, 헌 옷, 마른 낙엽, 비닐봉지로 대신해도 돼요.
- 옷과 모자: 입지 않는 셔츠와 바지, 밀짚모자를 준비해요. 색이 눈에 띄는 옷일수록 멀리서도 사람처럼 보여요.
- 고정 도구: 노끈이나 케이블 타이, 철사, 테이프, 못을 챙기세요. 뼈대를 묶을 때 가장 자주 쓰여요.
- 얼굴 재료: 헌 베개 커버나 하얀 천 주머니, 검은 매직, 색종이 등이 있으면 표정을 만들 수 있어요.
십자 뼈대 만들기
허수아비의 기본 구조는 십자예요. 긴 막대를 세로로 세우고, 위쪽에서 30cm쯤 아래 지점에 짧은 막대를 가로로 대서 어깨선을 만들어요. 이 교차점이 팔과 어깨 역할을 해요.
두 막대가 만나는 곳은 노끈으로 X자로 여러 번 감고 마지막에 단단히 매듭을 지어요. 못이 있다면 한두 개 박아 고정하면 훨씬 튼튼해요. 이 부분이 헐거우면 바람이 불 때 팔이 돌아가거나 내려앉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 단단히 묶는 게 중요해요.
세로 막대의 아래쪽은 땅에 박아야 하니 손이 닿지 않는 부분을 남겨 두세요. 전체 길이의 3분의 1 정도는 땅에 묻는다고 생각하면 안정적이에요.
몸통과 팔 채우기
옷만 걸치면 뼈대가 앙상하게 보여서 사람 모양이 나지 않아요. 몸통 부분에는 신문지를 뭉쳐 넣거나 짚을 넉넉히 둘러 부피를 만들어요. 가슴과 배를 도톰하게 채우면 멀리서도 사람처럼 보여요.
팔에 해당하는 가로 막대에도 짚이나 신문지를 감아서 셔츠 소매 안을 채워요. 소매 끝을 노끈으로 묶으면 채움재가 빠져나오지 않아요. 짚을 쓰는 경우에는 팔 끝에서 짚 가닥이 삐죽 나오게 두면 손가락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어요.
채움재로 비닐봉지를 쓰면 가볍고 물에 젖지 않아서 야외에서 오래 두기에 좋아요. 반면 신문지는 비를 맞으면 흐물흐물해지니 실내나 하루짜리 행사용에 적합해요.
옷 입히고 얼굴 만들기
셔츠를 뼈대에 끼운 뒤 바지는 세로 막대에 걸쳐 허리 부분을 노끈으로 묶어 고정해요. 바지 다리 안쪽에도 채움재를 조금 넣으면 서 있는 모양이 자연스러워요. 셔츠와 바지가 따로 놀지 않도록 허리 중간을 한 번 더 묶어 주세요.
머리는 헝겊 주머니에 짚이나 신문지를 넣어 둥글게 만들고, 세로 막대의 윗부분에 씌워 목 부분을 묶어요. 얼굴은 검은 매직으로 눈, 코, 입을 그리거나 단추로 눈을 달아 표정을 만들 수 있어요. 웃는 얼굴은 정겹고, 부리부리한 눈은 새를 쫓는 효과가 조금 더 있어요.
마지막으로 밀짚모자나 수건을 씌우면 훨씬 그럴듯해져요. 소매에 팔이 늘어져 보이도록 끝을 묶어 두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도 자연스러워요.
땅에 세우고 고정하기
세울 자리에서 땅을 30~40cm 정도 파고 세로 막대를 묻은 뒤 흙을 채워 발로 꾹꾹 다져요. 물을 조금 부으면서 다지면 흙이 더 단단히 굳어요. 땅이 무르다면 세로 막대 양옆에 짧은 말뚝을 하나씩 더 박고 노끈으로 연결해 삼각 지지대를 만들어요.
화분이나 실내에 세울 때는 큰 페트병에 모래나 흙을 채워 세로 막대를 꽂는 방법이 있어요. 무게중심이 낮아져서 쓰러질 걱정이 덜해요.
바람이 센 지역에서는 팔 끝과 어깨를 세로 막대에 노끈으로 한 번 더 당겨 묶어 두는 게 좋아요. 태풍이 예보되면 미리 눕히거나 뽑아서 보관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새가 진짜 무서워하게 만드는 요령
새는 똑똑해서 한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허수아비에는 금방 익숙해져요. 그래서 바람에 흔들리는 요소를 더하는 게 효과적이에요. 팔 끝에 반짝이는 은박 리본, 반사 테이프, 낡은 CD를 매달아 두면 빛이 번쩍이며 새의 눈을 어지럽혀요.
또 한 가지 팁은 위치를 가끔 옮기는 거예요. 며칠에 한 번씩 자리를 바꾸거나 옷의 색과 소품을 바꿔 주면 새가 적응하지 못해요. 밭이 넓다면 여러 개를 서로 다른 모양으로 세워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아이와 함께 만드는 소형 허수아비
아이와 함께라면 키 40~50cm 정도의 작은 허수아비가 안전하고 만들기도 쉬워요. 나무젓가락이나 얇은 대나무 꼬치로 십자를 만들고, 신문지를 뭉쳐 머리와 몸통을 만든 뒤 헝겊이나 색지로 옷을 입히면 돼요. 사인펜으로 얼굴을 그리고 밀짚 대신 노끈이나 털실로 머리카락을 붙여 주면 완성이에요.
가위와 못을 쓰는 단계는 어른이 맡고, 얼굴 그리기와 옷 꾸미기는 아이가 맡으면 역할 분담이 자연스러워요. 완성한 허수아비는 화분에 꽂아 베란다에 두거나 가을 소품으로 현관에 세워 둘 수 있어요.